20230321 뽀모도로

https://www.jackdaniels.com/en-us/whiskey/single-barrel

Single Barrel Collection

요즘 매주 화요일 점심마다 #뽀모도로 메뉴를 시킨다. 사진을 찍어 기본 사진앱에서 자동 편집을 한다. 그리고 Foodie 앱에서 YU3(맛있게) 필터 편집하여 저장한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iCloud 에 저장되어 아이패드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picFood 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둔 공유앨범으로 옮기고 보관함에서 삭제하면 기기 로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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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열어보지 않는 찬장 공간에서 Jack Daniels Single Barrel 빈병을 발견했다. 아마 병모양이 레어해서 보관해둔 모양인데, 언제 어디서 마셨는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

잠들때마다 한잔씩 홀짝였을까. 얼음을 넣어 온더락으로 마셨을까, 콜라를 섞어 잭콕으로 마셨을까. 도저히 모르겠다.

그제서야 망가 메종일각에서 식사 메뉴를 일기에 적어두던 사내의 심리가 이해되었다.

글로 쓰는 것보다 필터 씌운 사진으로 남기는게 더 간편해진 시대가 되었다. 카메라로 찍는 순간 사진 파일의 메타정보로 시간 장소가 저장된다. 그중 일부씩 다시 추려서 인스타그램에 게시한다. 봐서 별로면 보관함으로 옮겨 남들이 못보게 한다.

게을러져서 #일기 를 쓰지 않게된 것이 아니다. 일기책이라는 형식이 아닌 기술 방식으로 라이프 정보를 온갖 서버에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Google 지도에서 내 타임라인을 찾아 들어가보면 알게될 것이다. 구글 로그인한 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내 행적을 구글이 모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내 기억에서는 지워진 행적들과 개인정보들을 비서 AI 가 접근할 수 있다고 가정 해보자. 그보다 훌륭하며 두려운 조언자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