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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 경로의존성잡설 2022. 11. 14. 12:22
https://www.investopedia.com/terms/p/path-dependency.asp
What Is Path Dependency? Definition, Effects, and Example
The continued, institutionalized use of a product or practice—despite the availability of more efficient options—is called path dependency.
www.investopedia.com
#PathDependency 경로의존성
#meme #gene
카메라 업체들이 필름 사업을 고수했고, 내연차 업체들이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엔진 사업을 어쩔 수 없이 지속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한다.
검증되고 익숙한 방식을 잘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인데, 개인에게는 뉴런의 동작방식이 이를 설명할 것이다. 전기적 연결과 회로가 강화되면 고집처럼 자리잡는 것이다. 이것이 패러다임이나 사고방식을 좌우할 정도가 되면, 인적 청산으로 물갈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령 인간의 수명이 훨씬 길었다면 20세기 초에 양자역학이 대세가 되는 시점은 늦춰졌을 것이다.
리차드 도킨스를 알게된 후 사람과 동물을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기계로 보는 시각에 점차 친숙해지고 있다. 특히 예외적이고 아싸적인 일탈과 예외적이고 독창적인 재능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빠른 반응과 본능적이며 호르몬의 작용에 가까운 듯한 표정과 반응을 관찰할 때면 그런 표현형을 일으키는 유전자형과 그것을 만든 진화 과정을 상상해 보곤 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땀을 이용한 체온조절처럼 많은 기능적 이점을 가진 포유류지만, 막대한 ATP 소모율을 두뇌 회백질에 과감히 투여한 도박은 20세기 들어 대성공으로 보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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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간은 마침내 유전자가 아니라 밈에게 더 크게 지배받고 조종당하는 존재가 되었다. 트럼피즘과 소셜미디어 가짜뉴스와 지구평면설 소동 따위는, 인간들이라는 매개를 통해 복사 유통되는 밈들은 과학과 같은 검증방식이나 합리성 정합성과 무관한 방식으로 수명이 정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밈들이 막대하게 유통되는 세계가 되어버리니, 전통적인 검증과 테스트 방식 대신 시선을 끌고 관심을 붙잡는 능력이 더 힘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트럼피즘과 K-트럼프 현상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정치와 공론의 영역에서는 즉자적이고 감정적인 밈 작용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치가 차츰 필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Z세대와 새로운 세대들은 과거에 비할 수 없는 답답함과 분노를 갖게될 것이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과학혁명과 같은 패러다임 이동은 차단되거나 늦춰질 확률이 높아지며, 새로운 세대에게 득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사다리들이 치워진다.
60대 이상 대통령 지지율을 찾아보면 쉽게 이해되는 현상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다. 성공하는 체험을 한 세대 사람들이 특히 그러하다. 투자와 시장 분석을 보면 기술과 기업의 잠재성이 아니라 시장이 그 잠재성을 얼마나 알고 고려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세대에 따라 특정 기술과 상품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NFT와 게임 업계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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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심사는 내가 가진 경로의존성이나 고집 중에서 미래에 재산과 목숨에 영향을 줄만한 것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나는 당파성도 경로의존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가령 나와 유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 쪽수에서 안심을 하는 경향이다. 소셜 미디어의 확증 편향성은 무엇이 대세인지 혼동하게 하고 정치적 분극화를 심화시킨다.
그래서 단지 말이 안통한다는 이유로 차츰 우리는 이런 말을 쉽게 하게 된다. 사라졌으면. 죽어 버렸으면.
사람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이상한 사람들은 사라진게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입을 다물고 소동을 멈춘 것 뿐이다.
밈을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
일론 머스크가 남긴 말이다. 그리고 그는 트윗을 가지기로 결심했다.반응형'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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