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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2 찌질함
    개인사 2022. 10. 5. 10:55

    https://www.autismspeaks.org/types-autism-what-asperger-syndrome?fbclid=IwAR1YZw-zHg-Gyx4QGWoq9DrZcnbmQjP7uzZO2D_EztWcNR6eC1_n_thLPjw

    What Is Asperger Syndrome? | Autism Speaks

    Learn more about Asperger syndrome including high functioning autism: signs of the condition, challenges people face and effective therapies.

    www.autismspeaks.org

    #찌질함 고찰

    요즘 스스로의 개인사를 돌아보고 있다.

    비슷한 프로세스를 대략 여러해 전에 투박하게 수행한 적이 있는데, 그 결론 중 하나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찌질하고 소통 능력이 형편없었다는 자각이었기에 이불킥 정도로는 해결이 안되고 단절 거부 도약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아마도 거리를 두고 구성원이나 이해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에 서서 세상을 보려는 태도를 취하게 된 듯 한데, 불편한 진실들에 직면하는데에는 도움을 주지만 부산물인 냉소주의가 머무르기 때문에 활동과 주도로 이어지지는 않더라. 즉 이러저러한 이슈들을 알게 되었지만, 해결하고 희생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식이다.

    기억속에 있는 모습과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용어가 있다면 아스퍼거 증후군이다. 그리고 너드이자 AMOGing 상황에 처하면 꼬리내리는데 주저하지 않는 루저였으며, 대개 미리 포기하기 때문에 좌절할 기회조차 없곤 했다.

    찌질함에 대한 관점이 최근 서서히 변했다. 변화는 지식 계층이 아니라 내면에서 이뤄졌는데, ‘남성성’에 대한 고찰은 학문적이기보다 자아와 주관적 경험에 가까우며. 또래 하위 문화나 길거리 지식에 지배받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어쨌든 굿뉴스는 찌질함이 루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남성성의 뗄 수 없는 이면이자 통과의례라는 것이다. 모든 남성은 찌질한 경험들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찌질함이라곤 일도 없을 듯한 어떤 알파남이 있다면, 통계적으로 극히 드물거나 아주 어린 시절에 흩뿌리며 버리고 왔을 것이다.

    비록 나만 이불을 찬 게 아니라는 사실이 위안이 될 지라도, 나는 상대적으로 더 찌질했다. 그리고 늦게까지 찌질했다. 그게 배드뉴스이다.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또래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상대로 겪어야 할 시행착오를 뒤로 미루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는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이성을 대상으로 동성들과 경쟁을 해야할 시기에 그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스스로의 찌질함에 기겁하고 질려서 언젠가부터 소개팅을 거부하고 연애를 멀리했는데, 그러면 찌질함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으리라 착각했다. 뒤돌아보면 바로 그 당시가 연령상 연애결혼 시장에서 상대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을 때였다.

    소셜 댄스라는 취미 활동으로 인생을 채우고 어느정도 시간들을 지내고 보니, 플로어와 그 바깥은 ‘무대’이기도 했지만 연애 시장의 투사 모델이자 축약판이기도 했다. 찌질함은 이성이 존재하는 모든 곳으로 쫓아오는 것이었다.

    홀딩 거절 공포는 고백 거절 공포와 다를 바가 없었으며, 플로어 매너를 들먹이고 상처받은 자존심을 치유하려 개탄하는 행위는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본인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자폭행위였다. 결국에는 이러한 깨달음도 찌질하게 누군가를 괴롭히는 시간들을 체험해야 얻어지는 법이다.

    남성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안의 누군가에 대한 문제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 시장에서 경쟁하는 입장에서는 주로 견제하고 공격하며 때로 동맹하는 주변인이지만, 어느 집단이나 15-20%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인싸 알파남은 분명히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좌절하는 루저와 좌절이 적대감과 공격성으로 변질되는 인셀 또한 낮은 확률로 존재하며, 사춘기적 찌질함을 안전하게 통과하지 못하여 어색함과 불편함을 주는 구성원들과 내면도 실존한다.

    시장의 룰과 그 안에서의 운동을 파악하면 나와 시장의 관계를 알고 필요한만큼 충분히 시장을 아는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나 거부하고 도망치고 싶었던 ‘찌질함’이라는 망령이 남성 집단과 심리를 좀더 이해할 수 있게하는 도구가 될 줄은 몰랐다.

    연애 시장에서 좌절하고 도망치고 나니 가장 외모 포텐셜이 높을때 그것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깨달음이 늦게 지연되어 도착했는데, 동시에 지뢰를 밟지 않고 가부장제 압력에 휘둘리지 않으며 무사히 지나오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가장 불타오를만한 주말 시간을 취미 대신 업무에 할당하는 변화를 겪고서 플로어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풍만해졌다.

    어떤 의미에서든 ‘여유’가 생기자 상처입은 자존심 따위에 몰두하는 그늘이 옅어졌다. 남자 성장의 그래프 곡선이 내게는 미래로 치우쳐 그려져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약간의 매력을 성장시키고 발휘할 시간이 남아있다.

    찌질함이 왜 남성성의 부산물일까. 이런 논의는 왜 불편하고 공론화가 어려울까. 남자의 인생을 좌우하는 남성적 매력과 찌질함은 리비도 즉 성욕의 양면이며, 연애 결혼 시장은 출산과 양육 문제를 매개로 사회의 존속성과 운명을 좌우하기에 권력의 통제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개인이 스스로의 내적 충족감과 인생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와 별개로, 연애 시장을 관찰하는 것은 정치적 의미가 있다. 찌질함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 28만 출생인구는 왜정 시대보다 숫자가 작아진 것이며, 출산율 뿐 아니라 미래의 혐오범죄 양상까지도 Z세대의 연애 시장과 참여자들의 불만에 달려있기 때문에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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