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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마지막처럼Idols 2022. 10. 3. 02:26
#BLACKPINK ‘마지막처럼’
올해 초여름에 히트한 곡을 뒤늦게 곱씹는다.
2NE1 비슷하게, 데뷔 이후 외연 확장 또는 대중성 확보 또는 시장과 타협을 치르는 애티튜드 변환기에 놓인 곡이다.
후렴구 ‘마지막처럼, 내일 따윈 없는 것처럼 (안아줘, 키스해줘)’에서 초심(?)과 대비되어 이성(호갱님?)을 대하는 상태변화가 잘 드러난다.
‘불장난’부터 나타나는 개성과 애티튜드의 누그러짐을 인식 감안하고 소화한 후에,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부분은 멤버들 면면과 개성을 좀더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랩퍼 라인인 제니와 리사 첫 대면이 워낙 인상적이고 강렬해서, 살짝 안면인식 기능 장애가 있는 본인 입장에서는 지수와 로제를 구분하기도 어려웠더랬다. 둘이 보컬을 적절히 분배하는 역할 정도로 이해했는데, 본 곡에 이르러 보컬 라인의 개성이 비쥬얼이 아니라 음색에 있다는 걸 여실히 깨달았다.
로제는 유니크한 수준으로 음색을 가공하며, 그룹내 연장자 지수는 은근히 표정에서 백치미를 드러낸다. 로제 얼굴과 목소리를 매칭하게 됐을때, 그 시점에서 가장 개성적인 존재가 누구인지 과시하는 느낌을 받는다. 때마침 곡 성격상 래퍼 라인 시한 폭탄 또는 말괄량이 느낌의 개성은 살짝 묻히며 대비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헤어 변색과 더불어 상큼한 느낌을 주는 리사의 솜사탕 액션은 감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문난 제니와 러블리 리사, 그리고 목소리들’ 이후로 마침내 ‘유닠 보컬 로제와 맹하니 지수’를 재발견해버렸다.
블랙핑크의 쌍끌이 데뷔곡인 휘파람과 붐바야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무려 데뷔에서) 영상과 미학적 완성도 정점을 찍은 휘파람 MV와 제대로 무아지경을 보여준 붐바야 쇼로 대비적인 끼와 완성도를 뽐냈으므로 후속 활동에서 예기된 리스크가 있었다고 봐야한다. 징크스에 붙잡히지 않고 잘 넘겼다.
그렇지만 내게 최고는 당분간 ‘붐바야’가 자리할 모양이다. 내가 xy 유전자 소유자인 이상 어쩔 수 없을 듯 하다. 모태솔로 연예인 소녀들의 끼와 매력을 연출하며 표현을 극한으로 뿜어내는 와중에도, 주체와 객체, 의도와 화자의 긴장감이 고양되는 가운데, 간접 남성언어를 통해 프로듀서 ‘테디’의 덕스럽고 므흣함 가득한 심층 정신세계를 간접 접촉했다고 여기게끔한 공감각적 체험이었다. 감히 1억명이 넘는 해외 케이팝 시청자들보다 비교 우위에서 가사 한국어 이해를 통해 곡의 심층 구조를 맡고 삼킨 느낌인데, 제의와 클러빙과 성적 해소, 암수의 수평화 본능을 기립 움직임으로 재현하는 댄스 무브의 심층적인 단면을 복합적으로 표현한 수십년에 한두번쯤 체험할만한 놀라운 에너지와 상징을 지닌 폭발이었다.
곡이 늘어날 수록 그들이 차츰 완숙하게 목소리와 움직임에 무게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티스트 스스로의 메시지와 인격을 표현하려는 갈등과 긴장의 레벨로 차츰 승화할 것이다. 그 단계까지 기꺼이 지켜보고 싶다.반응형'Idol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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