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러니까 이천십년대 중반 이전에 바차타를 잘 춘다는 건 어떤 의미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유튭을 좀 유랑했다.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소셜 바차타는 넓은 춤이 아니었다. 소셜 동작들은 제한적이었고, 선생님은 중급 레벨을 베이직 스텝 기본기로 구분하며 중점을 두었다. 클래시컬 바차타에서는 ’쓰리 앤 탭 앤‘, ‘세븐 앤 탭 앤’, 반박자를 맞추며 아이솔레이션 힙탭이 가능한지가 구분점이었다.
그리고 오픈 포지션에서는 라틴 스타일 느낌의 스텝 이동과 약간의 풋웍, 클로즈드 포지션에서는 모던 스타일 느낌의 제자리 베이직 무브먼트를 즐길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셜은 가볍게 몇가지 쉬운 동작을 주고 받는 것과 베이직과 턴 동작 정도를 즐기고, 느낌을 더 살리고 싶으면 딥을 과시하고 땅고에서 가져온 간쵸 동작 등을 가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잭앤질이 아닌 대회가 되면 아이디어를 살린 창작 동작이나 연기 연출로 양념하거나, 아크로바틱과 멀티 턴을 빌려와 과시했다. 실력을 계량하고 과시하기 까다로운 장르였던 것이다. 누가 고수인지는 파트너를 경험한 리더나 팔뤄들이 제일 잘 알았을 것이다. 다만 부드럽게 턴 리드하며, 무게중심 이동과 베이직 무브먼트로 상대에게 만족을 주는 재능을 눈에 보이게 시현하기 어려웠다.
바차타가 보기에도 멋진 춤이라는 것을 보여준 커플이 Ataca Alemana 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플로어보다 술자리에서 더 선호되고 춤이 아닌 행위를 시도하기 쉬운 매개 역할에서 벗어나, 차츰 플로어 댄스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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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슈얼 씬에서 동작들을 추가하기 용이하게 하기 위해, ‘앤 탭 앤’ 이라는 힙 무브먼트 정체성을 전략적으로 삭제했다. 그리고 상체 프레임 리드와 아이솔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바디롤 헤드롤 웨이브 동작을 주력 컨텐츠로 채웠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 대략 바차타를 잘 춘다는 의미는 (당연히 무게중심 이동을 잘하고 밸런스를 잘 잡으며) 웨이브 바디롤 동작을 예쁘게 구사하거나, 프레임을 매개로 유도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이런 능력은 눈에 보이고 객관적으로 계측 가능하며, 단지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파트너에게 확실히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연습으로 기량을 늘릴 수 있는 엄연한 아이솔레이션 댄스 능력이다.
가령 스텝 이동은 멋도 없고 초보적인데, 제자리에 서서 끌어 안을 때만 팔뤄에게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붙박이 고수나 낮은 딥동작 매니아 등은 시장에서 도태된다. 리더는 쉐도우 프렛즐 포지션도 이해하고 1 5 스텝 바꿈과 1 3 5 7 슬로우 리듬감도 이해해야 한다. 많은 슈퍼스타 댄서들이 데모를 통해 기준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코리아에서는 바차타가 무엇보다 음주에 친화적인 춤이었으며, 플로어에서의 소셜 바차타보다 음주판에서의 바차타 홀딩이 훨씬 좋은 느낌을 주곤했다. 아마도 그래서 한국인들은 센슈얼 훈풍에 파티 암막방 문화를 쫓아낸 대신, 플로어를 음주 장소로 탈바꿈 시킨 모양이다.
모두 환영이다. 실력이 필요한 춤으로 인정 받는 분위기도, 계속해서 배울 것이 생기는 자극도, 음주 댄스가 친숙해진 문화도.
감히 판단해보건데, 소셜러들 평균 나이가 40대까지 증가하는 현상과 팬데믹 격변과 매출을 음주로 연결하는 기제가 우연히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면. 라틴 댄스 플로어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 즉 건물주와 임대료 폭력에 의해 변두리로 밀려나거나 인구와 함께 줄어드는 경향으로 역전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