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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30 탑건 매버릭
    Culture 2022. 10. 7. 02:19

    https://m.youtube.com/watch?v=9NUwpAjW3Es&feature=share&fbclid=IwAR32gNkLqz_zbXzjPSP61d9hfraT6wzO2YKRSGNQB_-XEvWJcqre9UpJcLk

    #탑건매버릭 영화관 시청. 스포일러 주의.

    끝장나게 재밌었다.

    사실 탑건 오리지널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복기를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필요한 주요사항은 알고 있었다. 구스라는 사이드킥이 있었다는 것, 아이스맨(발킬머)이 라이벌이었다는 것.

    80년대 중반을 넘어서 제작된 탑건은 매스컬린을 다룬 청춘물이었는데, 기믹으로 전투기가 동원되는 영리한 프로파겐더였다. 기본 구조가 청춘물이 아니라 전쟁물이었다면, 청춘에게 가장 가치있는 것과 무기를 연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미그기나 미션은 비디오 게임에서의 그것처럼 기능적으로 작위적으로 주어지는 것이고, 어른들의 사정이나 외교적 골치아픔은 등뒤로 숨기는 방식으로 구성된 오락물이다.

    오리지널의 진짜 주인공은 F-14 톰캣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속편에 이것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기와 다름없는 맥락이었다. 적 기지에 이것이 있다는 떡밥이 뿌려졌을 때는 이란을 연상시키는 장치로만 느꼈었다. 미국 외에 톰캣을 운용하는 단 하나의 국가가 이란이기 때문이다.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가 쫓겨나기 전까지 이란이 미국의 최우호국이었다는 70년대 어른의 사정이 있었다. 어쨌든 F-14는 80 90년대의 항공모함 위 주인공이었고 00 10년대는 F/A-18E/F 가 물려받았다. 그렇지만 호넷은 톰캣과 같은 인기와 명성을 받지는 못했다. 단적으로 슈퍼호넷의 실전 참전과 격추기록이 없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리고 계통도 복잡하다. F-18이 아니라 F/A-18인 이유는 전투기와 대지 대함 공격기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기체인데,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던 건 아니었다. A-6 공격기의 후계기를 찾지 못해 호넷이 그 자리를 대체했는데, 호넷은 F-16처럼 미들급 기종이었기 때문에 F-15와 F-16처럼 하이 로우 믹스 전략에서 로우 역할을 맡는 이인자였다가 F-14와 A-6를 동시에 대체하는 역할로 커지고 개량되어 현재의 슈퍼호넷이 된 것이다. E와 F는 단좌형과 복좌형으로 미션에 따라 1인용와 2인용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그래서 톰캣과 슈퍼호넷이 상징하는 것은 80 90, 00 10 두 가지 제네레이션이자, 난세와 군축평화시기, 기술과 미학의 극한과 가성비 개량을 상징한다. F-14는 살아남지 못하고 F-15만 하이급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운용비용 문제와 다목적 기능이었다. 일례로 대한민국에서 주력기종인 F-15K 는 10톤에 이르는 폭장량으로 공대지를 책임지는 전폭기 역할까지 떠안는다.

    슈퍼호넷은 4.5세대 다목적 기종으로 현재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미해군의 주요 무력 투사 수단이지만, 톰캣 이글 같은 하이엔드 상징성은 부족하며 최첨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5세대 스텔스 기종에 쏠려있다. 애석하게도 5세대 기체는 적과 대중 앞에 모습을 과시하는 컨셉이 아니다. 비밀 임무를 위해 출격할때마다 일회성 스텔스 도료를 발라야하는 세금먹는 하마이며, 영화에서처럼 이전 세대 기체 옆에 붙어 위협하기 보다는 보이지도 않는 원거리에서 무기를 발사하여 영문도 모른채 격추당하게 하는 유령같은 역할이다. 판옥선이 주력이고 비싼 거북선은 어그로 용도로 소수만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수호이 팍파 격추 장면들은 영화에서 가장 작위적인 부분이며, 푸틴이 벌인 시국이 아니었으면 감히 내보이기도 어려운 영상이었을 것이다. 스텔스기는 애초에 눈앞에 나타나 조롱하듯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 미션 자체가 작위적인 기믹이었으니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오리지널 연출자의 의도는 6조짜리 항공모함 위에서 시간당 수천만원씩 유지비를 소모하며 최소 억 단위 미사일을 달고 미션에 나서는 수백억이나 천억짜리 전투기를 배경으로 깔아놓고, 청년 남성의 몸과 열정 그리고 경쟁과 우정을 예찬하는 것이었다.

    속편에서는 세대 교체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전쟁영웅이 탑 자리를 차지하며 세대간 화합과 편부모 가족 문제를 건드려야하는 달콤 쌉싸름한 그림이 되어 버렸다. 최고의 현역 엘리트라는 애들은 여성과 유색인이 구색맞추기로라도 끼어 화합하되 정작 중요한 장면들은 이들의 것이 아니다.

    무엇이 중요한 장면이냐면, 우두머리 남성이 이인자의 헌신과 제것으로 차지한 여성의 신뢰에서 힘을 얻어 일을 이루는 것이다. 마침내는 60세의 나이에 싱글맘과 멜로를 보여주고 밀레니얼 세대 조차 이인자로 종속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세대교체를 선언하는 영화가 아니라 부머와 X세대를 위로하는 작품인 것이다.

    MZ 남성은 탑건 같은 작품에서 부모 세대를 몰아내고 주인공 자리를 꿰찰 수 없다. 가성비나 전성비를 따지는 시대에는 F-14 같은 명품이 만들어지기는 커녕 말그대로 공대공 무적인 F-22 조차 퇴역당하는 것이다.

    성정체성 소수자가 한자리수 퍼센티지에서 몇분의 일 수준으로 증가하고, 유해한 남성성을 불편해하는 그분들이 기세 등등한 미국 문화에서는 검열이 작동한다. 편부모 대신 양부모 가족이 나오고 가장 인기있을 법한 청년 남성이 가장 매력적인 여자를 욕망하는 장면이 불편하다는 검열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낮아진 에너지 이유 중 하나는 히로인이 없다는 것이다.

    사족이지만 F-15 F-16 F-22 F-35 기체가 안나오는 이유는 해군이 아니라 공군에서 운영하기 때문이고, F-35C 함재기는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다. 곧 비행 시험할 KF-21 에는 슈퍼호넷에 쓰인 것과 같은 엔진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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