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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4 결혼 해야하나잡설 2022. 10. 2. 12:27
#결혼 #토론
작년 연말이었다니.
주제를 떠나 재미난 토론이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동의하는 공통 지점을 찾고. 환경과 현상 진단을 한후에 최종적으로 각자 본인의 순수 취향 또는 가치관을 드러내며 마무리함.
결혼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시장 진단과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냉철함과 경험과 자본이 부족할 때가 결혼적령기인지라. 철없을 나이에 오히려 좋은 상대를 찾고 제때 출산을 잘 하고 가정을 잘 꾸리는 경우가 존재하는 듯.
확률이 낮지만 도전해봐라. vs 확률이 낮으니까 투자하지 마라.
이 핵심적인 주제는 사실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몇가지만 부연해 보고 싶음.
힘도 없으면서 비혼을 선택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시장과 본인 가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른 사람 의지에 끌려 결혼하지 마라.
시장가치가 높고 의지가 있을 시기에 본인 가치가 높은 줄도 모르고, 문제를 회피하며 시간을 낭비하거나 부당거래에 이용당하지 마라.
개인적으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출산에 맞춰 해보기 시작했는데, 가령 사십대 중반의 남성이 초산 적령기에 있는 여성과 결혼하여 출산 양육하는 게 온당할까하는 생각. 답은 선명했다. 은퇴하고 나서도 교육 지원이 가능하려면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가능. 은퇴 이전 소득은 노후를 위해 투자하는 게 정답.
출산과 양육을 선택지에서 빼놓고 보니 상황은 너무나 심플해진다. 딩크족이 되기로 결심한 이십대부터 양육에서 해방된 돌싱 또는 싱글맘까지 선택폭이 매우 넓어졌다. 출산율에 기여하지 않고 생태계에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며 도태되는 인생에게도 연애와 섹스 기회는 물론 반려자와 노후를 함께하는 결혼 기회까지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달리 말하자면, 출산과 양육에 시간과 자원을 쓸 수 있는 구간은 통념과 달리 매우 좁은 편이고. 대한민국에서는 출산 양육 적령기에 직장 노비, 문화 생활, 취미 활동을 해야한다. 문화 생활, 취미 활동, 연애 적령기에는 입시에 올인해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로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들은 또래 비혼인구보다 부당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괴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삼 사십대 인구의 결혼 시장과 결혼 생활이 0.8대 출산율 원인을 모두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느 평행우주에서는 애를 돌보느라 등골이 휘고 있을 내가 이 우주에서는 유튭과 소셜미디어에 충분한 시간을 쓰고, 아무때나 강남과 원룸에서 음주를 즐기는 데 자원을 소비하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출산과 양육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획득하게 된 자원이지만, 이 자원을 아무리 불려도 출산과 양육의 세계로 다시 진입할 수는 없으리라는 비가역성이 있다.
결혼적령기에 해당하는 십오년전 또는 십년전으로 돌아가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생각해 봤는데, 그때의 내게 조언을 할 수 있다면. 연애 결혼을 떠나, 일단 다니던 직장 바로 때려치우고 더 일찍 배낭 여행해서 버킷리스트 아쉬움을 해소한 후에 에너지를 채우고 나서 의욕적으로 안해본 일이나 사업에 도전해보라고 할 듯 하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혹시라도 실패나 인정 못받는 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질이 있었다면, 머니와 여유는 자동으로 장착되었을 것이고 연애 시장에서도 상위 30% 안에는 들었을 것이다.
다만 정신세계가 좀 삐딱하고 어눌한 화법때문에 감점 요인이었을 것인데, 성향상 여자 말을 잘 듣는 편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대부분 착취당하는 연애를 하며 남의 뜻에 따라 결혼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 양육의 길로 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멀티버스에 있는 수많은 나에게는 안정적인 직장 환경이나 주변의 압박과 별생각없음이 잘 조합하지 않으면 가기 힘든 길인 것이고, 유년기 성장환경의 영향과 같은 개인적인 요소가 있다.
따라서 지난 십년의 시간에 대해서는 큰 아쉬움이 없다. 남자 삼십대 중후반의 나이가 잘 가다듬으면 연애 결혼시장에서 우세해지는 시기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을 뿐이다. 다만 십년 전에 이런 지식을 알았다면 당장 운동에 진심이었을 것이다.
결혼 시장에 대해서 예측을 해보자면, 오년후 그리고 십년후에는 차츰 남자들에게 유리해질 것이다. 거시적인 시장 변화가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삼십대 남성에게 좀더 힘내면서 버텨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오지랖 영역이긴 하지만. 주변에 그런 지인이 없지만 6/10 레벨 이상인 이십대 후반의 여성이 있다면, 선택이 명확할 경우 서른이 되기 전에 과감히 결혼시장에 뛰어들 것을 추천하고 싶다. 시장가치가 가장 높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을 활용하여 삼십대 전문직 남성을 찾을 확률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본인의 나이와 시장의 변화 모두 여성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도대체 결혼 시장이 어떻게 변하길래? 그 이야기는 이만 아껴야 겠다.반응형'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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