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8 eng txt
소소한 #일상
내겐 1TB HDD 가 하나 있다. 어쩌면 1.5TB 일 것이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그 하드디스크는 2006년에서 2007년 정도쯤 구입했고, 듀얼코어 데스크탑 PC에 장착되어 있었는데 몇년전 데스크탑을 내다 버리면서 떼어냈다.
약 5년전부터는 게이밍 랩탑을 사용하지만, 디스크에 오래 보관된 자료들을 새 PC에 옮기거나 하는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게 됐다.
대용량 HDD를 사용하는 것은 CD를 구워 미디어를 전달하고 warez와 웹하드에서 게임이나 시청할 컨텐츠를 다운로드받아 모으던 시절의 오래된 습관이다. 다만 그걸 버릴수는 없어서 외장 하드랙에 넣어 필요할때만 켜서 랩탑 파일탐색기에서 열곤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심지어 랩탑 사용빈도도 줄어들고 있었다. 5년전 구입했던 목적이 오버워치와 디아블로3를 돌릴 수 있는 사양의 PC를 원했기 때문인데, 2020년 사이버펑크 2077 게이밍과 XBOX PC용 게임들로부터 멀어지면서 집에서는 거의 태블릿들과 폰만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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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 하드디스크에 십년이 넘은 영상파일들과 게임 설치 파일 외에도 그림과 문서 자료들을 정리해서 모아둔 것이 기억났다. 확인해보니 txt 위주로 모아놓은 폴더 용량이 2GB 정도였다. 그래서 jpg 위주로 모아놓은 폴더와 함께 구글드라이브에 업로드했다.
jpg들은 PC에서 웹브라우징을 하다 저장한 것이었다. 아이폰이 나온 이후로는 주로 폰에서 하는 활동이었다. 그래서 대략 2009년 정도까지 파일이 있었고 2007년과 2002년쯤 많이 모았었다.
txt들은 1999 부터 2002 사이에 주로 얻어서 모아뒀었다. 그리고 하위 폴더에서 1994 1995 년도 파일들이 조금 있었다. hwp가 일부이고 hitel 게시판에서 갈무리한 txt 들도 제법 있었다. 조합형 한글 방식이라 구글드라이브 기본앱으로 열면 글자들이 깨지는데, MS word 태블릿앱으로 연결하니 읽을 수 있었다.
지금으로치면 블로그나 아티클 형식으로 90년대에 작성된 글들을 보면 한자를 제법 사용한다. 즉 유식해보이는 티를 내기 위한 방법이 한자에서 영단어로 바뀌어가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꼭 보아야할 영화 목록이라던가, 애니메이션 덕질 지식, 과학상식과 UFO 오컬트 썰 따위를 하이텔 동호회와 게시판에서 주고 받았다.
아마 1999-2001 시기 무렵에 많은 책들이 txt htm pdf 등으로 변환되는 작업이 이루어진 모양이다. 미국에서 말이다. 지인에게 받은 모양인데 주로 세기말에 변환된 듯한 파일들이 주로 2002년 무렵 저장되어 있었다.
얼음과 불의 노래, 즉 왕좌의 게임 소설도 파묻혀 있었다. 당시에는 영문 텍스트가 겁나서 그냥 파묻어 둔채 잊어버리고, 한글화된 txt 들만 일부 추려서 Palm pilot 에 넣어 다니곤 했다.
80년대나 90년대 SF 중 일부는 htm 즉 초기 하이퍼텍스트 문서로 되어 있었다. 크롬 브라우저로 옮겨 번역해 보았다. 이 소설에 대해 지인들이 서로 의견을 나눌 시절에 나는 사전과 함께 읽다가 포기하여 그저 듣고만 있었다.
htm 문서가 크롬 브라우저에서 통 번역 되는건 이제 별로 신기하지 않고, 소설을 이렇게 읽는 것이 어색할까봐 아직 잘 내키지 않는다.
다만 윈도우용 크롬 브라우저로 옮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DeepL 확장앱을 바로 쓸 수 있고, chatGPT에게 긁어주고 요약을 시킬 수도 있다. 세기말 영문 작품들을 즐길 기회가 뜬금없이 이십년만에 주어졌다.
이제 #아마존 에게 기대할 것도 생겼다. 최신 소설을 #Kindle 에서 바로 읽을 수 있는 기능을 넣어줄 때가 된 것 아닌가. 국내 출판사 번역본을 기다리는 일도 사라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AI가 서적 번역 시장도 조만간 초토화시킬 것이다.
외서 #독서 경험이 충분히 어렵지 않고 훌륭하다면, 킨들이든 구글이든 DeepL 이든 ChatGPT plus든 가장 가까운 업체에게 Take my money 를 외칠 의향이 있다. 그리고 일단 아이패드든 안드로이드든 영문 txt 독서에 최적화된 태블릿 활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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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모아둔 문서들 중에는 소설만 있는 건 아니고, 이십년전의 트렌드이던 Unix Linux Java C html javascript 등등 기술 문서들도 있는데, 이런건 과감히 삭제해 버려도 좋게 되었다. 최신 트렌드를 다루는 책이나 자료들이 가장 쓸모 없어진다.
Window 98 사용법이나 Window 2000 Server 에서 웹서버를 운영하는 등의 최신 트렌드 자료들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