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4 Tango

https://m.youtube.com/watch?fbclid=IwAR2QBqZdqqEtWSq9sm-KfR80vLw5fCm72IjcLsI94T1IKVrqYpFzAR5mo4I&v=USKzkW0XGQI&feature=youtu.be

#tango #SocialDance

검색과 알고리즘이 안내한 영상인데, 조회수가 어마어마하다던지 대단한 대표성을 띠는 영상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게 대단한 관심을 끌었다.

우선은 분위기와 몰입도 그리고 대중음악보다는 클래시컬한 느낌이 더 강한 음악의 무게와 패션과 태도가 느껴졌다. 그리고 장르에 대한 구분 이해가 쉬웠다. 정석적인 음악은 애절하고 구슬픈 면이 있는데, 그를 상쇄시키려는 듯 빠르고 신나는 다른 장르가 있으며 빠른 발재간을 즐기고 과시하려는 댄서가 선호할 듯한 느낌이다.

춤의 문법과 맥락을 몰라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자세와 회전축의 안정성과 에너지의 배분을 보는 것이다. 걷는 춤은 체중이동을 효율화하기 위해 스텝과 무게중심(몸통 또는 코어나 덩어리 중심)을 한축으로 모으거나 동기화하는 경향이 있다. 무게중심을 재빨리 잡고 잡동작을 줄이면, 근육을 움직이는 ATP 에너지를 회전력과 각운동량에 최대한 배분할 수 있다.

땅고의 경우 회전축은 각자의 몸속에 있지 않고 안아서 만들어지는 도형 사이 공간에 있다. 아니 각자의 스텝이 만드는 회전축이 별도로 있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데, 완급조절로 공동축이 하나인 것처럼 착시되고 연출될 수 있다.

피봇, 스핀 또는 턴에 에너지를 할애하려면, 발을 딛는 시간은 늘리고 스텝으로 축을 옮기는 시간은 최소화해야 한다. 가볍고 빠른 발은 이에 대한 표현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중심과 축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옮기는데 비교적 시간을 더 쓰는 팔뤄는 리더로부터 시간과 여유를 빼앗는 것이며, 중심과 축을 유지하는 시간이 짧은 리더는 팔뤄에게 불안감을 준다.

땅고는 약속된 박자를 공유하는 대신 박자 안에서 스텝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움직임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여성이 장식동작을 유지하며 발을 딛기 전까지 남성이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이 한발로 선 자세를 유지하며 피봇하게 하기 위해 남성이 뒷걸음질로 여성 주변을 도는 동작이 있는데, 남자가 움직이는 궤적의 동심원을 안정적으로 잘 유지하는 능력을 검증하고 과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동작은 한곡에서 한번만 연출할 것이다. 비교적 짧은 곡안에서 뮤지컬리티에 맞게 어색하지 않은 연출을 하는 광경이 피겨스케이팅을 연상하게 한다. 엔딩 동작에서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 유사성을 증명한다.

내 몸 뿐 아니라 상대방과 안은 몸으로 각운동량을 통제하여 회전력을 증대하거나 멈추고 반동하거나, 때로는 빠른 발재간을 과시하며 안정적인 축을 유지하고 상대 댄서와 합을 이어가는데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상체는 표현에 쓰지 않고 안음을 유지하는 역할에 모조리 할애한다. 그 와중에 다리를 사용하여 축을 흔들지 않는 장식동작으로 기교를 뽐내고 반동을 활용한다.

빠르고 느린 구간을 비율 배분하는 완급을 극대화하여 채찍처럼 빠른 회전 구간과 느린 구간을 음악에 맞춰 표현한다. 파트너가 바뀌면 새로운 각운동량을 통제하기 위해 축과 회전 멈춤 방식을 또 바꾸고 적응해야 한다. 이런 춤이 재미가 없을 리가 없다. 중심과 축 안정성과 기본기가 제대로 형성되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영상에서 보이는 모습은 점근선에 가깝고 시간과 에너지와 영혼을 쏟아부은 6개월짜리나 6년짜리 몸놀림이 있을 것이다. 유튭에는 영상이 많으니까 데이터를 입력하다보면 내가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어떤 품질의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을지 가늠할 수도 있을 것이다.

——

https://g.co/kgs/2oJppa Łódź Tango Salon Festival

Mikołaja Kopernika 5, 90-509 Łódź, 폴란드

폴란드에서 열리던 행사인가본데, 아마도 팬데믹 위기에서 생존하지 못한 듯 하다.